입찰서를 낼 때 함께 넘어가는 서류 중에 청렴계약서가 있습니다. 대부분 스크롤로 넘깁니다. 그런데 이 문서는 낙찰 뒤에도, 준공 뒤에도 살아 있습니다. 청렴계약제는 위반이 확인되면 낙찰 취소나 계약 해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조건으로 붙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한 장이 실제로 무엇을 거는 계약인지, 어겼을 때 무엇이 벌어지는지를 조문으로 정리합니다.
★ 이건 안내문이 아니라 계약입니다
이름 그대로 '청렴계약'입니다. 국가계약법 제5조의2가 근거이고, 발주기관은 이 조건이 담긴 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대목이 적용 범위입니다. 조문의 괄호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 "준공·납품 이후를 포함한다". 계약이 끝났다고 효력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무엇을 약속하는 것인가 — 세 가지
시행령이 정하는 청렴계약의 내용은 세 갈래입니다.
- 금품·향응, 취업 제공 및 알선 등의 요구·약속·수수 금지
- 입찰가격 사전 협의 또는 특정인의 낙찰을 위한 담합 등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행위 금지
- 알선·청탁을 통한 입찰·계약 관련 특정 정보의 요구·수령 금지
②와 ③을 눈여겨보세요. 금품이 오가지 않아도 가격을 미리 맞추거나 정보를 얻는 행위 자체가 서약 위반의 자리에 들어와 있습니다. "돈을 준 적 없으니 상관없다"가 성립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 어겼을 때 —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여야 한다"
이 글의 핵심입니다. 법 제5조의3 원문입니다.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청렴계약을 지키지 아니한 경우 해당 입찰·낙찰을 취소하거나 계약을 해제·해지하여야 한다. 다만, 금품·향응 제공 등 부정행위의 경중, 해당 계약의 이행 정도, 계약이행 중단으로 인한 국가의 손실 규모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공익을 현저히 해(害)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각 중앙관서의 장의 승인을 받아 해당 계약을 계속하여 이행하게 할 수 있다.
두 가지를 읽어야 합니다.
① 원칙은 강행입니다. "취소할 수 있다"가 아니라 "취소하거나 해제·해지하여야 한다"입니다. 재량이 아니라 의무로 쓰여 있습니다.
② 단서는 업체를 봐주는 문이 아닙니다. 예외가 작동하는 기준은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지이고, 중앙관서의 장 승인이 필요합니다. 즉 사업 자체를 지켜야 할 때 열리는 문이지, 위반자를 구제하는 문이 아닙니다.
그리고 낙찰·계약 이후에도 적용되므로, 이미 준공한 계약이 사후에 문제 될 수 있다는 점이 이 제도의 무서운 지점입니다.
★ 계약서에 금액이 붙는 경우 — 손해배상액의 예정
계약예규 「정부 입찰·계약 집행기준」에는 청렴계약과 함께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정할 수 있는 조항이 있습니다.
- 담합행위의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계약조건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
- 상한: 입찰자는 입찰금액의 100분의 5, 계약상대자는 계약금액의 100분의 10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 두 가지를 오해하지 마세요. 이 비율은 상한이지 고정 금액이 아니고, 모든 공고에 들어가는 조항도 아닙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들어가 있는지"를 입찰 전에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담합은 여기서 계약이 끊어지는 사유입니다
시행령은 담합을 청렴계약의 금지사항으로 명시합니다. 따라서 담합은 세 갈래로 동시에 걸립니다 — 계약의 효력(낙찰 취소·계약 해제·해지), 행정 제재(부정당업자 제재 사유), 그리고 위에서 본 손해배상액의 예정입니다. 세 트랙이 같은 사실관계에서 병행될 수 있다는 것이 제도의 구조입니다.
★ 서약은 한쪽만 하지 않습니다 — 공정계약 서약서
덜 알려진 대목입니다. 같은 계약예규에는 발주기관 측이 하는 서약도 있습니다. 금품·향응·취업 제공을 요구하지 않을 것, 계약상대자의 경영·인사에 개입하지 않을 것, 제3자와의 계약에 개입하지 않을 것, 계약과 무관한 의무를 부담시키지 않을 것 같은 내용입니다.
계약담당공무원이 위반한 경우의 징계·변상책임을 정한 조항도 함께 있습니다. 청렴계약은 업체만 묶는 제도가 아닙니다.
입찰 전 3분 체크
- 공고문 첨부에 청렴계약 관련 서식이 있는가
- 계약조건에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이 들어가 있는가 (있다면 기준 금액이 무엇인가)
- 계약서 초안에 청렴계약서·공정계약 서약서 내용이 반영되어 있는가
⚠️ 계약예규는 개정됩니다. 적용되는 조문과 조건은 해당 공고문·계약서가 정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서약서를 안 내면 어떻게 되나요? 예규는 입찰서 제출 시 청렴계약서를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출서류 누락은 별개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니, 무효 사유 전반은 입찰무효 편을 함께 보세요.
Q. 준공까지 끝났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법 제5조의2의 적용 범위가 준공·납품 이후를 포함하므로, 계약 종료가 곧 면책은 아닙니다.
Q. 손해배상액 예정이 항상 5%·10%인가요? 아닙니다. 그 비율은 초과할 수 없는 상한이고, 조항 자체가 모든 계약에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해당 계약서가 정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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